일기일회 一期一會   2019-07-16 (화) 11:19
도솔암   36



일기일회 一期一會

 

법정스님의 책 일기일회 一期一會를 다시 읽어본다. 봄빛 찬란한 어느 봄날, 길상사에서의 법문은 마치 영산회상을 방불케 한다. 그 자리에 함께한 불자님들은 실로 행복했으리라.

 

이 눈부신 봄날, 새로 피어나는 잎과 꽃을 보면서 무슨 생각들 하십니까? 각자 험난한 세월을 살아오면서, 참고 견디면서 가꾸어온 그 씨앗을 이 봄날에 활짝 펴시기 바랍니다. 봄날은 갑니다. 덧없이 갑니다. 제가 이 자리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는 새로 돋아나는 꽃과 잎들이 전하는 거룩한 침묵을 통해 들으시기 바랍니다.”

 

일기일회란 말은 중국 진나라 원언백의 만년에 단 한번, 천년에 단 한차례뿐인 귀한 만남 만세일기 천재일회(萬歲一期 千載一會)’에서 나온 말이다.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의 시간(기회)이며, 모든 만남도 생애 단 한번의 만남(인연)이라는 뜻이다.

부처님께서 세 곳에서 가섭존자에게 법을 전하신 삼처전심(三處傳心)의 순간이 그렇고,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건너와 숭산 소림굴 앞에서 혜가에게 법을 전하신 것이 그런 만남이 아닐까 생각한다. 부처님께서 영산회상에서 염화미소 지으실 때 그 옆의 바위나 한송이 꽃이 되거나, 달마대사가 혜가의 단비로 인해 법을 전 할 적에 붉게 물든 눈송이로라도 그 순간과 함께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.

호라티우스의 송가중에 까르페 디엠(carpe diem)이란 말이 있다. 모든 것은 생애 단 한번이니 지금 이 순간을 놓지지 말라는 뜻이다. 지금을 어떻게 사는가가 다음의 나를 결정한다. 매 순간 우리는 다음 생의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. 그러니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인 것처럼, 내일이면 이 세상에 없을 것처럼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.


<불교신문>3173호, 2016년 1월 30일



*출처 : 나는 중이 아니야, 지은이 : 진광, 불교 신문사



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

고통은 찻잔 속의 폭풍과도 같다 
[책속의 한줄] 시간